재작년 이맘쯤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밥도 제대로 못먹으며 매일 꼬박꼬박 출근했던 적이 있었다. 몸이 아픈데도 건강할 때와 다름없이 매일 일하면서 지치는 생활의 반복에 어느새 정신적으로도 힘들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답답함과 우울함을 느끼는 내 자신에 놀라 내가 이렇게 약했나 싶은 생각이 여러번 스쳤다. 나는 몇달이 지나서야 내가 신입사원으로서 느끼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무리가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정도의 스트레스는 모두가 가지고 사는 것 아닌가. 그런 사소한 문제로 내 신체와 정신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나 의심했다. 하지만 내 자신을 들여다보니 스트레스가 한순간이 아닌 오랜시간동안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참는 것을 참 잘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이 힘든지도, 슬픈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게 재작년 이맘때쯤 나의 모습이였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잠시도 내가 왜 스트레스가 쌓이는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 자신이 힘든지도 모르고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며 감정을 방치해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방치해놓은 내 감정을 소화시키지 않은 채 계속 삼켜버린 셈이다. 소화되지 않은 무언가를 억지로 삼키게 되면 체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이 경험을 통해 나름 내린 결론 혹은 결심이 있다면 내 감정에 솔직해지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 어디서든 가리지 않고 내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아니다. 어느정도 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표출하기 그 이전에 거쳐야 할 과정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그 동기를 파악하여 소화시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내 자신을 냉정하고 솔직하게 들여다보다 보면 가끔 움츠러들 때도 있고, 또 내가 원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아닐 때도 있다. 그렇게 내 안에 나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감정과 마주해야 할 때가 있지만, 짧은 기간에나마 이 결심을 실천해온 나의 경험상,그렇게 자신을 돌아보며 더 알아가는 것이 내 자신을 모르고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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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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