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미 전국을 뒤덮어 온 ‘위험한 폭염’이 이번 주말엔 남가주를 엄습할 것으로 예보되었다. 국립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남가주 기온이 최고 120도까지 치달아 사상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며 폭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동부에서 한풀 꺾인 폭염이 애리조나·네바다와 남가주로 이동하면서 밸리와 인랜드 지역은 최고 114도, 사막지역은 12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이맘때 평년기온 82도였던 LA 다운타운도 100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초까지 기승을 부렸던 폭염으로 동부와 중서부에선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60대 여성은 불볕더위 속에서 정원을 돌보다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30대 남성은 달리기 경주 중 쓰러져 숨졌는데 체온이 거의 108도까지 올라 뇌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되어 체온이 상승할 경우 중추신경계 손상을 경고한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극히 상식적인데도 소홀하기 쉬운 안전지침을 거듭 당부했다 : 해 저문 후 선선해질 때까지 격렬한 운동을 삼갈 것, 에어컨 작동하는 실내에 머물 것, 물을 많이 마시고 옅은 색의 품이 넉넉한 옷을 입을 것, 그리고 “절대” 어린이와 애완동물을 차 안에 방치하지 말 것 등이다.
이번 폭염은 건조하고 뜨거운 강풍까지 동반, 산불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미 캘리포니아와 중서부엔 약60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 상당수가 진화되지 못한 상태다.
5일 현재도 북가주에선 8만6,000에이커를 태운 욜로 카운티 산불로 주민 2,500명이 대피 중이며, 피해 면적이 이미 10만 에이커를 넘은 콜로라도 산불은 100여 채의 주택도 삼킨 채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늘 선선한 남가주 해변의 예상기온도 이번 주말엔 80도 대 후반으로 오르겠지만 하루 10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곳에도 10~12 피트까지의 높은 파도로 익사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폭염과 강풍에 높은 파도까지 자연의 경고가 한꺼번에 발동된 이번 주말은 긴 여름을 앞둔 안전 점검 기간인 셈이다. 더위조심·불조심·물조심으로 모두가 무사히 통과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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