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운영하던 약국을 그만두고 은퇴한 것이 엊그제 같은 데 어느새 2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다. 얼마간은 멍한 얼굴로 세월을 보냈고, 그 사이 우리 몸이 어느 새 먼저 알고 하나씩 삐꺽대는 소리로 의사를 불렀다.
남편은 ‘간단한 수술’이라며 탈장수술과 인공뼈를 척추에 3개나 박아 넣는 허리수술을 했는데 다행히 모두 성공적이었다. 나도 발바닥이 아픈 족염으로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도 걸을 수도 없는 병에 걸려 아파서 쩔쩔맸다. 오랫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니 별난 병들이 다 나를 찾아오는구나 싶어 꼼짝도 못하다가 치료를 받으며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아픔은 늙음과 젊음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듯하다. 그동안 일하느라 바빠서 아플 시간도 없었던 것 같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의사의 건강 리포트가 마치 학기말 성적표 받는 아이처럼 걱정부터 앞선다. 세월이 달려가며 우리 몸에 나이테를 하나씩 그어가고 있었나보다. 그동안 누렸던 많은 것들에 새삼 감사하며 이제는 정말 욕심을 버리고 줄이고 또 내려놓는 연습을 매일 실천하고 단순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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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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