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대·럿거스대 등 美 연구진 ‘네이처’에 발표

폴드잇 게임으로 단백질을 설계하는 모습 [Institute for Protein Design/UW Medicine 제공]
2011년 과학자들이 10년간 풀지 못한 단백질 구조를 수만 명의 일반인이 참여하는 게임을 통해 며칠 만에 풀어내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이런 게임으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설계하고 이를 실제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게임이 과학 발전에 기여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다시 보여준 것이다.
워싱턴대와 럿거스대 등 미국 연구진은 게임을 통해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하고 합성한 연구 성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5일 자에 발표했다.
생명현상은 단백질 기능을 바탕으로 알아갈 수 있다. 단백질 기능을 가늠하는 방법의 하나는 3차원(3D)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단백질은 신약의 표적이 되는 만큼 단백질 구조 연구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이 연구진은 앞서 2008년 단백질의 안정적인 구조를 풀어내는 '폴드잇'(Foldit)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단백질 연구에서 '집단 지성'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6만 명 정도가 게임에 참여했고, 이들이 남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수적인 단백질 구조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폴드잇의 새 버전을 선보였다. 기존 폴드잇은 이미 존재하는 단백질 구조만 활용할 수 있었는데 새 게임에선 자연계에 없는 구조도 얼마든지 설계할 수 있다. 생화학적으로 안정한 구조를 만들 때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 진행 방식은 이전과 같다.
새 폴드잇에서 플레이어들은 여러 단백질을 설계했고 연구진은 이 중 146개 단백질을 실제 실험실에서 합성했다. 그 결과 56개가 안정한 구조를 유지함을 확인했다. 게이머의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단백질을 실제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논문 1저자인 브라이언 콥닉 워싱턴대 연구원은 "게이머들이 만든 분자의 다양성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새로운 단백질들은 박사급 과학자가 만들 수 있는 것과 비교해 절대 못하지 않다"고 말했다.
블록쌓기 놀이에서 블록의 종류가 많으면 더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듯 새로 디자인된 단백질의 양이 늘어나면 앞으로 기능이 우수한 산업 효소나 항체 의약품 등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폴드잇 외에도 게임을 통해 과학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여럿 찾을 수 있다. 2016년에는 양자컴퓨터 작동 원리를 해결하기 위한 게임이 개발됐다. 사람 뇌에 있는 신경세포 1천억 개의 연결 구조와 활동 원리를 파악하기 위한 '아이와이어'(EyeWire)라는 게임도 나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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