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中백신 낮은 효과 탓 중국의 동남아 외교 차질 진단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중국의 '백신 외교'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무기'인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팽팽히 맞선 미국에 외교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진단했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회사 브리지컨설팅에 따르면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에 총 2억5천500만회 투여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공을 약속했다.
서방 주요 제약사들로부터 백신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던 인구 6억5천만명의 동남아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1월 동남아 순방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의 싸움을 돕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4월에는 동남아가 중국의 '우선순위'라고 선언한 것도 백신 외교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브리지컨설팅 집계 결과 현재까지 중국이 전 세계에 무상으로 뿌린 자국산 백신 3천300만회분 중 3분의 1이 동남아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가 시노백 백신 1억2천500만회분을 구매했고, 필리핀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2천500만회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7월 현재 시노백 백신 접종을 마친 보건의료 종사자 중 10%가 돌파감염됐다고 인도네시아 병원연합회가 밝혔다.
태국 쭐랄롱꼰대 연구 결과 시노백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들의 항체 수준이 알파 변이나 델타 변이에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에서 만든 다른 백신을 알아보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태국은 시노백 백신 접종자에게 3∼4주 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투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시노백 백신을 2회 모두 맞은 주민들에게 모더나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추가 접종 중이다.
중국의 우방인 캄보디아마저 의료 종사자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놓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시노백 백신 재고가 떨어지면 더는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동남아에 "아무 조건 없이" 2천300만회분의 백신 기부를 앞세워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최근 동남아 각국의 고위 관리들과 만나 이러한 백신 기부 약속을 강조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번 주말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방문해 백신 외교에 나선다.
미군의 필리핀 방문 등을 허용하는 방문군 협정(VFA)에 반대하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협정 종료 통보를 최근 철회한 것도 존슨앤드존슨과 모더나 백신 수백만회 공급 때문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그러나 동남아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 제약사들이 다른 나라에 백신을 매우 느리게 공급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백신 외교에도 불안감을 품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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