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waii
- 이 아침의 시
이 아침의 시
폭양 아래서 마르고 말라, 딱딱한 소금이 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쓰고 짠 것이 되어 마대자루에 담기고 싶던 때가 있었다. 한 손 고등어 뱃속에 염장질러 저물녘 …
[2011-09-27]이 아침의 시
제비가 떠난 다음 날 시누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제비집을 헐었다. 흙가루와 함께 알 수 없는 제비가 품다 간 만큼의 먼지와 비듬, 보드랍게 가슴털이 떨어진다. 제비는 어…
[2011-09-22]이 아침의 시
그만큼 행복한 날이 다시는 없으리 싸리빗자루 둘러메고 살금살금 잠자리 쫓다가 얼굴이 발갛게 익어 들어오던 날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먹을 것 없던 날 심호택(194…
[2011-09-15]이 아침의 시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들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2011-09-13]이 아침의 시
흘린 밥 다 주워 먹어라 어릴 적 아버지와 마주한 밥상 수십 번 사람 손이 가야 한 톨의 쌀이 되는기여 찬밥 한 술도 소중히 알어야지 자식들 허기 채우기 위해 등이…
[2011-09-01]이 아침의 시
자판기 커피 뽑는 것도 시비꺼리가 될 수 있는지, 종이컵 속 커피 위에 뜬 거품을 걷어내면 “왜 거품을 걷어내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 나는 “커피의 깊이를 보기 위해서”라고 …
[2011-08-30]이 아침의 시
유홍준의 ‘흉터 속의 새’를 읽는다 그 새는 유홍준의 허벅지에 갇혀있다 허벅지에 갇힌 유홍준의 새가 내 왼쪽 엉덩이의 번데기를 불러낸다 아홉 살짜리 식모가 세 돌이나…
[2011-08-25]이 아침의 시
이 따위 곳에 왜 날 낳아놓은 거야? 딸이 어미에게 대든다 채널을 돌린다 사람 말고는 아무도 이 따위 곳이라고 하지 않는다 누의 살점을 찢고 있는 사자 무리 곁에서 …
[2011-08-23]이 아침의 시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
[2011-08-18]이 아침의 시
무지개 걸린 시계방 옆 좁은 다리 위로 자동차들이 지나다닌다 인형공장 가파른 계단을 내려온 파란 눈의 여자가 마른 낙엽을 밟으며 시계방 앞을 지나가면 시계방 앞에서 꽃을 팔던…
[2011-08-16]이 아침의 시
어화우리 동포들아 일심애국 힘을써서 사천년래 신성동방 전세계에 빛내보세 사농공상 동력하면 대한제국 자연부강 자유독립 하고보면 세계상에 제일일세 잊지말아 잊지말아 충군애국 …
[2011-08-11]이 아침의 시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완…
[2011-08-04]이 아침의 시
어쩌다 한번 보고 싶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어느덧 절정의 때는 지나 열정도 시들어 희로애락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지만 문득 첫사랑 애인을 만나면 누군들 지나간…
[2011-08-02]이 아침의 시
낡고 다리가 부러진 나무 의자가 저수지 푸른 물속에 빠져 있었다 평생 누군가의 뒷모습만 보아온 날들을 살얼음 끼는 물속에 헹궈버리고 싶었다 다리를 부러뜨려서 온몸을 …
[2011-07-28]이 아침의 시
“저예요”가 익은 귀에 “저거든요”라고 한다. 한 음절이 늘어난 사정 요모조모 헤아린다 손덤벙 발덤벙하는 이 신선한 불안감. 장순하(1928 - ) ‘신…
[2011-07-26]이 아침의 시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2011-07-21]이월란(1964 - ) ‘詩똥’ 전문
온 몸이 항문이다 별을 보면 별똥이 마렵고 꽃내를 맡으면 꽃똥이 누고 싶다 인분이 때론 너무 독한 거름이라던가 진실을 똥처럼 끌어 덮는 인간들에게 글발 독한 똥물 세례가…
[2011-07-14]이 아침의 시
잔이 엘비스 프레슬리 기념병원을 탈출하고 거나하게 술에 취해 아파트에 돌아와서 쉬일라에게 열쇠를 내놓으라고 떼를 쓸 때 어느새 두 대의 패트롤 카가 달려와서 등 뒤로 수갑…
[2011-07-12]이 아침의 시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 그녀가 딸아이 둘을 낳았다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 공화국이 세 번 바뀌었다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 전역군인이 되었다 커피 한 잔 마시는 사…
[2011-07-07]이 아침의 시
한 세계를 건너려 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제 몸을 들여다본다 죽음이나 이별 따위의 젖은 자리를 건널 때 육체처럼 무거운 것은 없다 히말라야를 넘는 새는 먼저 무거운…
[201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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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6/24/20250624163954685.jpg)
오피니언
정숙희 논설위원백조의 호수, 그 다양한 변주
‘에코 체임버’에 갇힌 윤석열
조지 F.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지 F. 윌 칼럼]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경고
- 성영라 수필가 미주문협 부이사장
[수요에세이] 6월은 녹슬지 않는다
민병권 / 서울경제 논설위원유럽 스카이실드
민경훈 논설위원한일 수교 60주년과 한국의 일본 방문 열풍
황의경 사회부 기자 이민 단속의 현실
- 신경립 서울경제 논설위원
[아침을 열며] 실용주의, 이미지보다 정책으로
- 박영실 시인ㆍ수필가
[화요 칼럼] 그날을 기억하며
지사별 뉴스
오늘 뉴욕주 예비선거 “투표합시다”
‘2025 뉴욕주 예비선거’가 24일 뉴욕시를 비롯한 주 전역의 각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예…
ICE 불체자 단속 아시안 커뮤니티도‘강타’
故 제리 코널리 후임은 누구?
제리 코널리 의원의 유고로 치러지게 된 연방하원 11지구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는 28일(토) 민주당 예비선거가 실시된다. 투표용지에 총 10명…
60세 은퇴 후 연금없이 노후 보내려면…
트럼프, 주립대 재학 서류미비 학생들까지 옥죈다
서류미비 이민자 학생들이 주립대학에서 거주자 학비 혜택(in state tuition)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
“트럼프, 이란 공격여부 2주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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