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단속에 잡힌 사람들이 동양선교교회 주차장에 마련된 커맨드 포스트 의자에 묶인 채 앉아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신효섭 기자>
‘즉석흥정’줄줄이 쇠고랑
거리매춘은 할리웃 거리만의 대명사는 아니다. 한인타운 웨스턴과 올림픽가 인근에서도 거리의 여성들이 서성이며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한인사회 인신매매 조직 검거, 매춘여성 단속등 촘촘히 좁혀드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매춘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인타운의 또다른 골칫거리 거리 매춘 단속에 나서는 할리웃 경찰서 바이스(VICE) 유닛의 심야 단속 현장을 취재했다.
윤락여성들 단골 출몰 웨스턴가
야한 몸치장 여경찰관에
“60달러면 어때?”덜컥 걸려들어
함정 단속에 걸려 차량 압류되기도
5일밤 11시30분 웨스턴과 베벌리 블러버드 북쪽에 위치한 동양선교교회 앞 KFC 골목. 또각또각 선명한 하이힐 내딛는 소리가 교회 주차장에 설치된 커맨드 포스트의 경찰 무전기를 통해 들려온다. 가죽 하이힐 부츠, 짧은 치마, 관능적인 탱크탑에 과장된 헤어스타일까지 섹시한 길거리 매춘부로 분장한 여성경관이 몸에 부착한 고성능 마이크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다.
위장 매춘부가 거리로 나선지 5분도 안돼 첫 번째 먹이감이 걸려들었다. 목표는 남성이 성행위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하겠다는 표현을 할 때까지.
“무엇을 원하느냐” “데이트를 하고 싶다” “정말로 무엇을 원하느냐” “섹스다” “나 한테 뭘줄건데” “60달러 어떠냐” “코너 돌아서 세우면 내가 금방 갈게” 흥정이 끝나고 히스패닉 남성이 코너를 돌아 차를 세우는 순간 ‘블랙&화이트’(순찰차)가 달려 들어 어안이 벙벙한 운전자를 매춘흥정혐의로 체포한다.
“잠깐 매춘부와 대화를 나눈 것 갖고…”라며 무죄를 주장해도 소용이 없다. 대화 내용은 이미 CD에 녹음돼 증거자료로 만들어진 후다.
차량은 LA시 조례에 따라 압류된다. “3년전부터 차량 압류가 가능해지면서 매춘단속의 효과가 배가됐다”는 마크 가자 사전트의 설명이다.
예전이야 딱지떼고 들어가도 입만 닫으면 아무도 몰랐지만, 이젠 갑자기 차없이 들어오게 된 사연을 가족들에게 어찌 설명해야 할까. 차를 되찾기도 만만치 않아 시검찰과 합의를 통하는데 보통 시가의 15%정도는 지불을 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단속 시작 30분도 안돼 3명의 ‘운 나쁜 남성’들이 굴비 엮기 듯 수갑을 차고 나란히 앉았다.
가자 사전트는 “지난번 단속때는 1시간만에 14명을 잡아들였다”면서 완벽하게 준비된 바이스 유닛의 함정단속 시스템을 자랑(?)한다.
거리위엔 위장 매춘부 1명이 서있지만 이 작전을 위해서만 20명 가량의 경찰이 동원됐다. 너무 많이 잡으면 시검찰이 소화를 못하기 때문에 오늘의 목표는 10명의 ‘철수들’(Johns)을 잡는 것 이다
동양선교교회 주차장에 커맨드포스트까지 설치하고 단속에 나선 이유는 매춘에 대한 주민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었고, 교회와 함께 지역정화 작업에 손잡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형 한인교회 인근이지만 성매매 흥정현장이 곳곳에서 포착돼 왔다.
두 번째 여성경관이 이어서 투입됐다. 히스패닉인 위장 매춘부는 스페인어로도 흥정을 한다. 강한 액센트의 아시안 남성 2명이 나타나서 흥정을 하는데 여기서도 ‘언어장벽’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다.
그 주변에서는 마음만 있지 소심한(?) 남성들이 멀찌기 차를 세워놓고 관찰하거나 눈치를 보는 모습이 눈에 띈다. 경찰차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는 순간 화들짝 놀란 이들은 조용히 도망간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2시30분. 3시간의 단속 끝에 이들이 잡아들인 남성들은 총 10명. 대부분 히스패닉과 흑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인 남성은 없다. 택시운전기사가 삶의 수단인 택시를 빼앗겼는가 하면, 렉서스를 빼앗긴 불쌍한 중년 남성도 있었다.
마뉴엘 로메랄 루테넌트는 “한인들은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서인지 한인타운보다는 선셋블러버드 쪽에서 체포되곤 한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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