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올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문병란(1935 - ) ‘직녀에게’ 전문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애창되어진 시다. 일년에 한 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에게 오작교마저 끊어져버린 지 회갑이 됐다.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말을 탈 때 딛고 오르는 돌)을 놓고 다시 만나야 한다는 호소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문병란 시인이 8월 22일, 오후 6시, LA 한국교육원에서 문학 강연회를 갖는다. 견우와 직녀가 다시 만나는 꿈을 그와 함께 나눌 수 있겠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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