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대학에 대한 꿈이 처음 싹튼 것은 19세기 중반이었다. 1948년 금이 발견되고 금을 찾아 팔자를 고쳐보려는 사람들이 떼로 몰려드는 가운데 1950년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31번째 주가 되었다. 당시 신생 주의 헌법을 입안하던 지도자들은 “금 보다 더 후손들의 영광과 행복에 기여할” 그 무엇으로 대학을 구상했다.
그리고는 근 20년 후 대학이 탄생했다. 개교가 쉽지는 않았다. 사립으로 추진되던 대학과 주립으로 추진되던 실업학교가 손을 맞잡음으로써 캘리포니아 최초의 대학이 만들어졌다.
헨리 듀란트 목사가 예일과 하버드를 모델로 설립하던 캘리포니아 칼리지는 당시 학교 부지는 있었지만 운영 기금이 없었다. 주의회가 예산을 배정해 설립하려던 농업, 광업 및 기계학 칼리지는 기금은 있었지만 캠퍼스가 없었다. 양측이 상호 보완하기로 합의하고 주지사가 관련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만들어 진 것이 캘리포니아 대학, UC였다.
1869년 오클랜드에서 개교했을 때, 시작은 정말이지 미약했다. 교수 10명에 학생 40명 남짓. 1873년 제1회 졸업생은 12명이어서 ‘12사도’로 불린다. 그해 9월 헨리 듀런트 총장 지휘 하에 근 200명의 학생들과 대학은 버클리로 옮겼고, 그렇게 자리잡은 학교가 바로 UC 버클리이다.
UCLA는 처음 소규모 교사양성 학교였다. 지금의 LA 중앙도서관 건물에서 1882년 문을 열었다. 1919년, UC의 ‘남부 지부’로 지정되고 이후 2년제에서 4년제로 승격하고 이름도 마침내 UCLA로 바뀌었다. 이렇게 차례차례 가주 전역에 대학들이 세워지면서 9개 대학의 거대한 UC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UC가 가주 밖의 학생들을 점점 많이 받아들인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신입생 중 5명에 한명 꼴은 타주나 외국 출신이라고 UC 측은 밝혔다. UC의 명성을 타고 학생들이 모여드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문제는 대학당국이 이들 타주 및 외국 출신을 반긴다는 사실이다. 학비를 많이 내기 때문이다.
UC 등록금은 거주민일 경우 1년에 1만2,000달러. 기숙사비 등을 포함하면 연간 학비로 3만2,000달러 정도 든다. 그런데 비거주민인 경우 학비는 이보다 2만3,000달러가 더 비싸다. 타주나 외국 학생들을 많이 받을수록 대학은 앉아서 돈을 번다는 말이 된다. 올해 이들 학생이 20%에 달하면서 UC의 추가 수익은 4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러다 가주 출신은 UC 못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당장 터져 나온다. 올 가을 12학년이 되는 학생과 부모들의 반응은 예민하다. UC 측은 타주나 외국 학생들을 받느라 가주 학생들을 밀어내는 일은 없다고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UC 전체로 보면 합격률에 별 차이가 없을 지 몰라도 3대 명문들로 제한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UCLA(30.1%), UC 버클리(29.8%), UC 샌디에고(28.4%)를 보면 올해 신입생의 3명 중 한명은 비 가주 출신이다. 가주 학생들로 보면 그만큼 합격률이 낮아졌다는 말이 된다.
과거 UC는 가주에서 웬만큼 성실한 학생이면 ‘걸어 들어가는’ 학교였다. 이제는 웬만큼 잘해서는 ‘그림의 떡’인 대학이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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