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집을 떠났다. 아들 친구들은 대학교로 갔는데 우리 아들은 선수촌으로 들어갔다.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고 학교 가기 전 좀 더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에 일단 1년간 대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운동을 계속해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18년간 품안에서 키우면서 기쁜 날도 많았고 힘든 날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 기억보다는 행복했던 기억만 남았다. 한국에 2개월 동안 보내봤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떠나보내고 나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생각보다 많이 허전하다.
우리가 집을 팔기 위해서 단장을 한다. 나는 보통 다른 부동산보다는 좀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내 집도 아닌데 “우리 집”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내 손님 집인데도 불구하고 일단 상단을 시작하면서 부터는 왠지 내 집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 집에 더 정이 가는 것 같다.
집을 내 놓기 전에는 이것저것 찬찬히 본다. 어디를 어떻게 하면 내 집이 좀 더 예쁘게 나올까, 어디를 어떻게 배치를 하면 내 집의 매력을 한껏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 손님이 이 집을 사랑했던 것처럼 새 주인에게 내 집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참 많이 하는 편이다. 그리고 내 집이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여러 번 방문을 한다. 여러 명이랑 상담도 하고 이런저런 상상도 많이 해본다. 그리고 예쁘게 단장한다.
집을 단장할 때는 과하지 않게 그리고 비용은 최소한으로 들게 해야 한다. 나한테는 예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예쁘지 않을 것 같은 특이한 색이나 형태는 피하는 게 좋다. 새 주인이 봤을 때 일단 첫눈에 들어야 하기에 첫인상이 좋게 나올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나중에 그 집에 들어와 살면서 불편하지 않도록 구조를 변경해야할 때는 더욱 신경 쓴다.
청결이 가장 중요하고 가구 배치도 아주 중요하다.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되고 특히 조명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일단 집이 밝고 환하고 예뻐야 한다. 너무 구조가 복잡한 것도 어두운 부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가급적 피한다. 같은 사이즈의 집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구조를 하느냐에 따라서 집 주인이 느끼는 집의 크기는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는 여기저기 많이 알린다. 인터넷도 사용하고 광고도 하고 동영상 제작도 하고. 그래서 좋은 새 주인을 만나서 떠나보내게 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들었던 집을 새 주인에게 넘길 때는 자식을 시집보내는 기분이다.
많이 보고 많이 수고했던 집일수록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은 빨리 온다. 그래도 이렇게 정성을 들인 후 제대로 된 새 주인을 만날 때면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새 주인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기쁨도 같이 찾아온다.
문의 (703) 496-4989, (410) 618-4989
<라니 오 / 일등부동산 뉴스타 세무사·Principal Bro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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