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속도 높이는 마이크론
▶ UBS 목표가 3배 상향에 19%↑
▶ 미 12번째로 ‘1조달러 클럽’ 가입
▶ 대미투자 규모 300억달러 더 늘려
▶ 미정부도 관세 무기로 지원 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삼분하는 미국의 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폭증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벽을 넘어섰다. 한국에서 성과급을 두고 노노(勞勞) 갈등이 벌어지는 사이 마이크론은 대미 투자액을 2,000억달러로 늘리고 미 정부도 관세를 무기로 경쟁자를 견제하겠다며 적극 지원을 예고했다.
26일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은 전 거래일보다 19.29% 급등한 895.88달러에 거래를 마쳐 시총을 1조 103억 달러로 불렸다. 미국 기업으로서 시총이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열두 번째다.
이날 마이크론이 회사 역사상 하루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의 보고서 덕분이었다. UBS는 마이크론의 주가가 예상 실적에 비해 여전히 싸다며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세 배 이상 높였다. 마이크론이 확보한 장기 계약 등을 근거로 현 주가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을 새 목표주가로 제시한 것이다. UBS는 “AI가 메모리 산업 전반에 가져온 구조적 변화의 내용이 구체화될수록 마이크론에 대한 ‘재평가(re-rate)’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마이크론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시장의 초호황으로 막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D램 시장 점유율 23%, HBM 점유율 21%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은 글로벌 3위지만 올해 HBM 판매를 이미 완료할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다.
UBS는 마이크론의 2027~2029년 실적 전망치를 추가 상향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100달러를 돌파하고 잉여 현금 흐름은 4,000억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한 마이크론의 올해 EPS는 40~50달러이고 잉여 현금 흐름은 최대 400억달러가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지난해 239.1%, 올해 213.9% 급등했으나 실적 성장세는 이보다 더 가파른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마이크론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늘어난 이익을 고스란히 투자하는 점이다. 마이크론은 22일 버지니아주 머내서스 메모리반도체 공장에서 증설 기념식을 열고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1,7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장의 표어는 ‘미국에서 메모리반도체를 만든다’였고 미 행정부 인사는 물론 민주당 출신 상원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마이크론의 2,000억달러 투자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2,000억달러 투자안의 골자는 마이크론 본사가 있는 아이다호주의 시설 투자액을 2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증액하고 연구개발(R&D)과 HBM 패키징(후공정) 투자 금액을 4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늘리는 내용이다. 같은 달 17일에는 대만 3위 반도체 업체 PSMC의 공장을 18억달러에 인수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해외 D램 생산도 늘리겠다고 알렸다. 마이크론은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10년 뒤 D램 점유율을 40%까지 늘리고 세계 3위에서 1위로 뛰어오르겠다는 각오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버지니아주 행사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올해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무기로 마이크론에 전폭적인 지지를 예고했다. 그리어 대표는 마이크론 증설 행사에서 “반도체에 대한 전면적인 품목관세를 적절한 시점에 부과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의 미국 생산품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한국 제조품을 차별할 뜻을 시사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올 1월 마이크론의 뉴욕주 공장 착공식에서 대만을 거론하며 “만약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으면 관세는 100%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당근이 아닌 채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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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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