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친구와 우정나누기 위해 "가나다라..."
어바인 고교 게일 리처즈 교장은 이 학교에서 한국어반을 맡고 있는 한인 박지영 교사를 ‘천국에서 보내준 천사’라고 했다.
리처즈 교장은 폐강위기에 놓여 있던 한국어반이 박 교사의 희생적인 노력 덕분에 부활의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을 고마워하며 박 교사를 이렇게 지칭한 것이다.
어바인 고교 한국어반이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1~02 학사연도에 백인, 일본인, 히스패닉 등 한국어반을 선택한 외국인 학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백인 여학생 아맨다 제믹은 "친하게 지냈던 한인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앞으로도 친구와 계속 연락을 취하며 우정을 나누기 위해 한국말을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풋볼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백인 남학생 더스틴 월콧은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한국어반을 택했다. 앞으로도 계속 한글을 배울 계획"이라며 "다만 한글 발음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는 초급 기초반과 중급 기초반을 통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업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부터 9시30분까지. 반의 학생 수는 모두 35명이며 이들 가운데 외국인 학생은 8명. 외국인 학생들은 한글을 배우는데 있어 발음이 가장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일본인 여학생 노조미 사토도 올해 처음 한국어반을 선택했다. 그녀는 "한국어와 일어의 어순이 똑같아 한글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며 "한글의 존칭어를 배우는 것이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거주지로서 한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어바인 통합교육구 산하 각급 학교에서 한국어반이 개설된 곳은 어바인 고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01학사연도에 한국어반을 택했던 학생은 13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박 교사가 무보수로 가르치겠다고 자청, 한국어반은 실낱같은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에 2001~02학사연도에 들어 한국어반을 선택한 학생은 80여명으로 불어났으며 클래스도 초급반(I)에서 고급반(V)에 이르기까지 5개 반으로 확대됐다.
박 교사는 "한국어반을 택한 외국인 학생들은 한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정말로 한글을 배우기 위해 클래스를 선택했기 때문에 수업 자세가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측과 한인 학부모회의 지원으로 한국어반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밝힌 박 교사는 "외국인 학생들이 한글을 읽고 쓰기 시작하는 것을 볼 때 신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열의가 시들지 않도록 다양한 강의 소재를 개발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donghhwa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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