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금융권이 신용위기로 기업 대출을 조이면서 기업들의 파산이 잇따르는 등 신용경색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금을 쉽게 조달해 왔던 미국의 기업들이 금융기관들의 신용위기에 따른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공기정화기와 마사지의자 등을 판매하는 샤퍼이미지 및 부활절 바구니 등 저가의 선물용품을 판매하는 릴리언 버논이 20일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들 기업의 파산 신청은 올해 들어 기업들이 자금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올해 들어 기업 파산이나 회사채 부도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가 올해 들어 대출 만기에 대금을 갚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분류한 기업들의 수는 41개에 달해 지난해 6월의 25개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 중에는 영화 대여업체인 블록버스터와 식당체인인 랜드리 레스토랑도 포함돼 있다.
또 파산보호 상태에 이미 있는 기업들도 자금사정이 조여 파산보호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회생 전문업체인 알바레즈 마셜의 스캇 브루베이커 이사는 지난 몇 년간은 대출 연장 등이 쉽게 이뤄지면서 고통을 겪는 것이 지연된 것이라면서 지금은 신용시장 환경이 바뀌어 2005~2006년에는 자금을 재조달할 수 있던 기업들이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신문은 기업들의 자금 위기가 이미 경영사정이 어려워진 주택건설이나 모기지업체에서부터 경제악화의 영향을 받는 운송업체나 식당체인, 소매업체들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대의 에드워트 알트먼 교수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회사채 부도 규모가 2천2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기업 파산과 부도의 급증은 경제사정 악화의 선행 지표라고 말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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