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집값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지난해에 비해 무려 20% 가까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최대 40% 폭락이라는 주택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남가주 6개 카운티에서 지난 2월 한 달 동안 거래된 주택들의 평균 가격은 40만8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6%, 정점을 보였던 지난해 7월의 50만5천 달러보다 무려 19.2%나 떨어졌다고 부동산 정보회사인 데이터퀵 정보시스템스는 밝혔다.
2월 중 거래된 주택도 1만777채로 데이터퀵이 자료분석을 시작한 1988년 이래 월중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을 가까스로 면한 것으로, 역대 최저치는 지난 1월의 9천983채였다.
이 같은 하락세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과거 1990년대에도 최고가와 최저가간 격차가 19%까지 벌어진 적이 있지만 당시는 6년 사이에 벌어진 것이어서 최근의 주택경기 침체가 어느 정도 심각한 지를 알 수 있다.
더구나 포어클로저(담보주택 회수권 상실)가 계속 진행됨에 따라 팔고자 하는 주택 소유자의 입장은 점점 불리해져 집값 하락은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2월중 매매된 주택의 3분의 1은 지난해 1월부터 이뤄진 포어클로저 상태에 있는 것이었다.
남가주대(USC) 캐스던부동산경제예측의 들로레스 콘웨이 소장은 지난해 가을 집값 하락을 예측하면서 1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봤으나 이제는 적게는 20%, 많게는 25%까지 떨어진다고 봐야 할 판이다며 30%까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고 말했다.
또 LA지역 컨설팅회사 `비컨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토퍼 손버그는 지난해 최고가를 형성했을 때와 비교해 40%까지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는 예전에 내가 추정했던 것의 2배에 해당된다며 문제는 주택 가격의 하락 속도라고 밝혔다.
지난 1991년 구입한 콘도를 팔려고 내놓은 베티 팔라시오스(46)는 당초 내놓았던 가격보다 40% 낮춘 14만 달러에 팔기를 원하지만 지금껏 구매의사를 제시받은 것은 딱 1건이었고 그나마 가격도 9만 달러였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더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 오퍼가 들어오도록 기도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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