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도 11월에 취업이민으로 미국에 왔다. 11학년 아들과 8학년 딸아이가 열심히 공부를 해서 무사히 대학까지 졸업을 했고, 이제는 의젓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과 나도 생활의 안정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날마다 감사하며 사는 일과 믿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아담한 싱글홈도 장만하게 되었다.
남편은 형님 두 분과 누나 두 분이 계신 막내아들(57세)이다. 형님 두 분이 돌아가시고 큰 누나가 어머니를(95세) 2년 정도 모시고 계셨다. 지금까지 지내온 모든 일에 감사한 마음으로 작년 4월에 어머님을 미국으로 모셔왔다. 연로하시지만 건강하셔서 한국에서는 경로당에서 재미있게 잘 지내셨는데 미국에 오셔서는 너무 답답하고 심심해 하셨다. 저는 어머님이 계서서 일도 그만두고 정성껏 모셨지만 피차간에 어려움도 많았다. 그런대로 한 10개월은 잘 지내셨는데 겨울철에 건강이 조금씩 안 좋아지셨다. 기침도 하시고, 숨도 차고, 발도 붓고 하시는데 주위에서는 돌아가실 때가 되셔서 그렇다면서 아들 앞에서 돌아가시는 게 어머니 복이시라며 잘 해드리라고 당부를 하시기도 하셨다. 그런대로 지내시다 올해 2월초부터 악화가 되셔서 마음 준비를 해야 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장례를 어떻게 해야 될지 알아보는 가운데 사랑나눔센터에 계신 조윤희 집사님을 소개 받게 되었다. 그분은 부모님을 부지중에 떠나보내시면서 겪었던 큰 어려움 때문에 스스로 장례 코디네이터가 되셔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었다.
후회 없이 자식 된 도리를 다 하려면 병원에 모시고 가보라는 그분의 조언으로 어머님을 등에 업고 내과 병원을 모시고 갔다. 그리고 폐렴으로 위독하신 것이라며 큰 병원에 응급실로 입원시키라는 진단을 받아서 실버스프링에 있는 홀리 크로스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시게 되셨다. 저희는 아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어머님을 입원시켜드리고 병원비 때문에 걱정이 태산 같았다.
이때 조윤희 집사님이 워싱턴 한인봉사센터에서 수고하시는 송주섭 장로님을 소개시켜 주셨다. 먼저 전화로 상담하게 되었는데 너무나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면서 위로해 주셨다. 아무 염려하지 말고 모든 치료를 받으시고 쾌차하셔서 퇴원하시면 그 다음에 도와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어머님은 2월23일 밤에 입원하셔서 3월2일에 퇴원을 하셨다. 1주일간의 치료비가 거의 2만불 가까이 나왔다. 송주섭 장로님의 도움으로 메릴랜드주 의료비 보조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하면서 어머님을 정성스럽게 보양해드렸다. 점점 회복하시면서 어머니는 진지도 잘 드시고 걸어 다니시면서 운동도 하실 만큼 건강해 지셨다. 회복이 되시니까 한국에 다시 가고 싶어 하셔서 5월16일에 무사히 귀국시켜 드렸다.
그 후 6월29일에 정부가 병원비를 해결해준다는 승인 편지를 받았다. 제가 자세하게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경제적인 형편이 어렵거나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또는 그런 것들을 도와주시는 분들을 모르기 때문에 저와 같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송주섭 장로님께서 서류를 접수하는 것부터 어머님을 모시고 인터뷰하는 것과 병원에 가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것까지 모든 일들을 정말 바쁘신 중에도 친히 해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리며 식사 한번 하시자는 것까지도 겸손하고 정중하게 사양하셨다. 어떤 모양의 감사사례도 원치 않으시는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분은 어려움을 겪는 많은 동포들이 자기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미국의 사회보장제도에 있는 많은 정보와 혜택을 우리 동포들이 받기를 원하셨다.
이렇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저희 자신과 미국에서 자라고 태어난 한일들이 서로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도움의 터전이 견고하고 넓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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