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발표된 그리스 구제안은 유로 존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히 극적이고 전례 없는 조치였다. 그리스 정부와 유럽 연합은 그리스의 경제 전망에 관해 현실적인 전망에 마침내 도달했다. 이들은 과거 낙관적인 전망을 포기하고 사태가 훨씬 나쁘다는 것을 인정했다. 새 프로그램은 주로 예산 절감을 통해 재정 적자를 2010년에는 GDP의 11%, 2011년에는 4.3%, 2012년과 2013년에는 2%로 줄이도록 하고 있다. 국채의 GDP에 대한 비율은 2012~2013년 149%로 피크를 이룬 후 점차 내려가도록 돼 있다.
긴급 처방 불구 위기 재연 소지 남아
최악의 경우 유로 존 파탄 가능성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로 존 전문가인 다니엘 그로스는 그리스 정부 지출이 GDP 대비 1% 줄 때마다 소비는 2.5%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출을 GDP의 15% 줄이면 소비는 30%가 준다.
물론 이 전망이 반드시 맞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는 심한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경제가 얼마나 나빠질지 아무도 모른다. 구제안에 따르면 그리스 경제는 올해 4%, 내년에는 2.6% 감소하다 2012년에는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너무 낙관적이다. 그리스 내부에서는 사회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유럽 다른 나라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경제 성장률이 얼마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구제안에 따르면 그리스는 경제 성장을 통해 곧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스의 국채 대 GDP 비율은 2011년 145%나 된다.
보다 현실적인 전망을 한다면 그리스 경제는 2011년 12%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국채 대 GDP 비율은 155%에 이르게 된다. 이런 수준에서 5%의 이자를 감안하면 국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8%의 재정 흑자가 나야 한다. 이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IMF는 그 해 그리스가 1%의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도 그리스 경제가 성장할 때 그렇다. 그리스 국채의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절감 된 예산의 80%는 외국인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성장이 둔화되면 그리스인들은 독일인들의 빚을 갚기 위해 더욱더 긴축 정책을 강행하는 것을 용납할 것인가. 일이 잘 되더라도 그리스인들은 이를 정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지난 주 유럽 지도자들은 유로 존 전체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당황해 했다. 유로 존이 그리스 같은 회원국을 파산에서 구제해 주지 않으면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한번 투자가들의 이탈이 시작되면 그것이 어디서 멈출지는 아무도 모른다. 벨기에와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도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독일도 이들 나라 모두를 구제할 수는 없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 유럽인들은 모든 자원을 동원해 그리스를 돕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이 그리스를 파산에서 구할 확률은 작지만 이것이 연쇄 도산 시기를 늦추거나 막을 수는 있다. 연쇄 도산이 일어나면 유럽 전체가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IMF는 다른 대안도 제시했지만 이는 유럽 각국과 그리스로부터 거부됐다. 그리스 국채를 평가 절하하고 국채를 구조조정 할 경우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등의 국채도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의 패닉은 전례가 없을 것이다. 그리스가 국채의 50%만 지불하면 된다면 포르투갈과 스페인 국채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가. 시장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방어할 것인지를 누군가가 결정해야 하는데 유럽 체제는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독일이 유일한 피난처이다. 다른 나라 국채 수익률은 급등하고 독일 국채 수익률은 급락할 것이다. 유로 존은 쪼개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유로화의 하락을 유도해 달러화 비슷한 가치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유로 주변 국가의 국채 수익률이 오를 것이다. 시장이 패닉할 때를 대비해 이들 나라를 도울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유로화가 충분히 떨어진 후에는 유럽 중앙은행이 이 선을 유지할 것이란 발표를 한다. 그리고는 취약한 나라들의 국채를 사들인다. 그 때서야 유럽 연합은 취약한 나라의 채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 대상에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이 포함될 것이다. 유럽 은행들의 자본 증자와 함께 그 동안 무책임하게 행동해 온 은행 간부들은 모두 교체돼야 한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손실의 일부는 채권자들이 져야 하지만 이 때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 구조는 중요하면서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구조 조정은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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