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도매가격이 계속 인상되면서 마켓·리커 등 담배가 주 품목인 한인 업주들은 물론 한인 담배 도매상들까지 울상을 짓고 있다. 도매가격이 올라도 이에 대한 소매가격 책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연방 및 주정부가 담배세를 줄줄이 높이면서 담배 회사들이 올해만 벌써 5회 이상 담배 가격을 올렸다. 예전에 담배 가격 인상은 1년에 1~2번에 지나지 않았으며 담배 회사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도매 및 소매상에게 인상을 미리 통보해 줬다. 재고를 확보하라는 회사 측의 배려였다.
올해에만 벌써 5차례 넘게 인상
손님들 원성·업소 경쟁에 값도 못올려
하지만 담배세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담배회사들은 인상폭을 줄이는 대신 가격을 자주 올리는 방법으로 소매상들이 담배가격을 함부로 조정하지 못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한갑당 25센트에서 50센트씩 도매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데 소매상들 역시 같은 폭으로 담배 가격을 올리자 고객의 불평이 거세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에 올리고 또 다시 가격을 높이냐?”는 고객의 언성이 높아지자 소매상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담배에 대한 마진을 줄이면서 가격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대부분의 업소에서는 담배 한갑당 5달러선에서 판매했다. 지금은 6달러에서 6.50달러를 받아야 하는데 5.50달러 이상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고 업소 측은 밝히고 있다.
담배는 한때 리커 및 마켓 그리고 스낵샵 등 소매점의 효자 상품이었다. 높은 마진은 물론 진열 및 보관이 쉽기 때문에 담배 매상이 리커 및 마켓 전체 매상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업소에서 가장 이윤이 남지 않는 품목으로 전락했다.
웨스트 LA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준 박씨는 “담배가격을 올렸더니 고객들이 최근 불황으로 줄어든 매상을 만회하기 위해 우리들에게 바가지를 씨우는 것이 아니냐고 불평을 하고 있다”며 “업소의 담배가격이 높으면 다른 물건들도 비싸게 파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거의 원가로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고 고충을 들어냈다.
크렌셔 지역에서 마켓을 운영하는 제니 장씨 역시 “인근 주유소와 대형 체인 편의점에서 우리보다 담배를 1달러나 낮게 판매하고 있다”며 “이들의 바잉파워는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도저히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에 있는 담배도매점 알프스의 대표 스캇 이씨는 “소매점에 담배를 공급하면서 한때 보루 당 5~6달러의 이문을 남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보루당 1~2달러를 남기기가 어렵다”며 “종전에는 소매 및 도매 업주들이 가격 인상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해 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업주들이 자금난으로 시달리다 보니 인상에 대한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두현 기자>
타운내 알프스 담배 도매상의 스캇 이씨가 최근 오르고 있는 담배 도매가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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