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로 미국서 초대전
▶ 스승 김병기 화백 “수제자” 칭찬... 롱비치 뮤지엄 넬슨 관장 “천재”
안영일 초대전에서는 다양한 색채의 ‘물과 빛의 변주곡’을 만날 수 있다.
‘물의 화가’ 안영일 작품전 ‘물과 빛의 변주곡’이 지난 23일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지난 몇 년간 건강상의 문제로 두문불출했던 안영일 화백이 LA에서 10년만에 갖는 이 개인전에는 가족친지를 비롯해 오랜 지인들과 화가, 동료를 위시한 관람객 200여명이 참석, 거장의 귀환을 환영하고 축하했다.
전시장에는 안영일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물’ 시리즈 18점과 ‘음악가’ ‘새’ ‘해변’ ‘우산’ 시리즈 총 28점이 걸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중에서도 안 화백이 문화원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대작 ‘물’(Water SLB 14)은 푸른색을 주조로 그린이 바탕에 깔린 힘찬 기운이 넘쳐흐르는 작품으로, 전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밝고 희망차게 이끌며 관람객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김영산 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안영일 선생은 1957년 한국인으로는 미국서 최초의 초대전을 가진 한국 현대미술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가”라고 말하고 이처럼 뛰어나게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함께 나누게 되어 기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오프닝에는 특별히 안 화백의 서울대 미대 재학시절 스승이었던 김병기 화백이 참석, 97세 스승이 팔순 제자에게 칭찬과 격려의 미담을 보내는 흔치 않은 광경이 연출됐다.
현재 그 자신도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는 김병기 화백은 “서울대에서 내가 직접 가르쳤던 안영일은 개인적으로도 가까웠고, 가장 아끼던 수제자였다”며 50여년 전 제자의 문화원 초대전 오프닝에 참석하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감회를 전했다.
김병기 화백은 “특히 ‘물’ 시리즈의 감흥은 압도적”이라며 “그렇게 큰 화면 전체를 찬란한 색깔의 유희로 채울 수 있는 화가는 안영일 뿐일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이날 개막식에는 다음 달 안영일 초대전을 여는 롱비치 뮤지엄의 로널드 넬슨(Ronald Nelson) 관장이 참석, 안 화백의 작품에 대해 성실하고 진지한 코멘트를 전했다. 넬슨 관장은 “오래 전 안영일의 스튜디오에 들어섰을 때, 말로만 듣던 ‘천재 화가’를 대면하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면서 “바다의 물결을 수많은 색채와 질감으로 배열해 창조한 그의 작품은 한없이 부드럽고 우아하고 정교해 보는 사람들을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고 극찬해 마지않았다.
넬슨 관장은 또 “많은 화가들에게 ‘작품이 완성된 것을 언제 아느냐?’고 물어보면 모두 ‘작품을 자꾸 들여다보아 이젠 된 것 같다 싶으면 손을 놓는다’고들 하는데, 안영일 만은 달라서 ‘나는 머릿속에 처음부터 완성된 그림이 있기 때문에 언제 끝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면서 그의 천재성과 장인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모든 체력과 에너지를 그림 작업에만 쏟고 있는 안 화백은 이날 전시장을 찾은 수많은 친지, 화가, 후배들과 담소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밝고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화가로 살아온 80년 인생에 수없이 많은 전시회를 했지만 이번에 문화원 초대전은 그 어느 전시회보다 나에게 의미가 있고 행복한 전시회”라고 말하고 “짧지 않은 세월동안 사용한 몸이 지난 몇년간 리모델링하느라고 참 많이 힘들었는데 이 전시를 계기로 인생으로서 그리고 화가로서도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느낌”이라며 “아직도 가슴속에 작품을 하고 싶은 의욕이 넘치는 이제 겨우 80세 젊음을 갖고 있는 화가”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LA 한국문화원 전시는 2월13일까지.
55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936-7141
<정숙희 기자>
■ 롱비치 미술관 “대작들 소개”
- 내달 19일부터 대형기획전
롱비치 미술관은 오는 2월19일부터 4월17일까지 ‘물의 회상: 안영일 작품전’(A Memoir of Water: Works by Young-Il Ahn)을 개최한다.
미술관 2층의 4개 전시실을 모두 사용해 대작 위주의 ‘물’ 30여점을 소개하는 대형 기획전으로, 문화원에 전시된 것과는 다른 안 화백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입장료 7달러. (562)439-2119, www.lbma.org.
Long Beach Museum of Art 2300 E. Ocean Blvd. Long Beach, CA 90803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