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환의 고전산책 101
▶ ■ 에필로그 <연재를 끝내며>
■ 에필로그 <연재를 끝내며>
소크라테스로부터 시작한 고전산책을 도스토엡스키로 마무리지었다. 지난 2년 동안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하다보니 어느덧 100권의 고전작품을 섭렵했다. 고대 문학부터 시작해서 후에는 나라별로 그리고 중요한 작가에 따라서 산책로를 잡아 보았다.
고전산책 연재를 할 수 있었던 계기는 콜로라도에서 지낸 7년 동안의 독서 플랜이 주효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분주한 삶을 살다가 아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사람도 없었던 콜로라도로 이사 가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는 외로운 마음이 들 때마다 이를 악물고 매달렸던 것이 고전 독서였다.
신간서적들을 읽다 보면 새로운 생각들을 접하게 되는 것 같아서 참신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신간 사이사이에 꼭 고전을 한 권씩 읽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7년 동안 섭렵한 책이 300여권이었고, 이 가운데서 추리고 추려서 고전산책을 통해 100권의 책을 소개할 수 있었다.
고전은 지혜의 보물창고다. 해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모든 것은 반복된다.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고전을 읽으며 유심히 살펴보면 이미 과거에 지나간 사상이나 관념들이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는 것을 알게 된다.
패션유행이 두 세대(약 60년 간격)을 두고 반복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고전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마치 오래된 산삼을 먹어 새로운 힘을 받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지혜를 미리 알게 된다. 과거는 미래를 보게 하는 가장 좋은 망원경이다.
여러 고전 작가들이 작품 속에 담고 있는 주요 테마는 영혼과 육신 사이의 상반된 욕망, 인본주의와 신본주의 사이의 갈등 그리고 파도를 타는 듯한 낭만주의와 고전주의의 반복되는 순환이다.
고전을 통해 지혜를 터득한 사람이라면 삶의 초점은 영혼에 맞춰져야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육적인 것에 탐닉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주인공 포트르와 같이 추접한 인간이 되고 만다.
그래서 나는 삶의 목적을 온전히 확인하기 위해 중년의 나이에 또 한 번 낙동강 오리알을 자처해 지금 러시아 동토의 땅에 와 있다. 러시아 영혼들에게 영혼의 소중함을 전하라는 소명을 받고 20여년 만에 러시아 땅을 다시 밟았을 때, 공교롭게도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이 150여년 전 톨스토이가 창작의 불을 지폈던 볼가 강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혹시 나에게도 톨스토이가 받았던 그런 영감이 주어지지는 않을까? 러시아 영혼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깨닫게 하기 위해 새벽마다 기도하며 전능자의 도움을 간구할 때 오직 영혼을 위해 남은 인생을 투자하라는 확연한 목적을 재확인하게 된다.
지난 2년 동안 부족한 사람의 글을 읽고 이메일로 격려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간 연재된 글들은 개인 블로그(thebaeks.blogspot.com)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독자들이 이 고전을 읽고 생활의 양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예찬출판기획 대표 (baeksteph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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