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측 “비용 비해 주가상승 미미 예상” 인프라 준비 없이 수년간 약속만 남발
▶ 일부 주주들 반발… 내일 주총에 주목
태평양 은행(행장 조혜영)이 지난 수년간 약속해 온 뉴욕증시 상장 계획을 또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해 상장준비도 없이 장밋빛 약속만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지만 상장에 기대를 걸어온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어 오는 22일 주총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태평양 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중심으로 상장 계획을 미루기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태평양 관계자도 “상장을 2년 가량 연기하는 쪽으로 결정했다”며 “상장을 위한 상황이 녹록치 않고 많은 비용이 드는데 비해 주가 상승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외시장에서 태평양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현재 11.37달러인 주가는 최근 52주간 10.50~12.85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을 뿐이다. 특히 지난달 5일 1,530만달러를 증자하며 액면가 12달러인 보통주 127만3,000주를 발행했는데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이같은 상장 연기 결정에 대해 주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태평양의 한 주주는 “수년째 언론 인터뷰 자리만 있으면 증시 상장 계획을 밝혀 기대감을 높여놓고 이제 와서 계획을 철회하니 황당하다”며 “증시 상황이 좋지않다고 하는데 증시가 지금과 같이 좋은 때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태평양 주주들은 물론 한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은행 측이 지난 수년간 구체적인 상장 준비나 투자환경에 대한 냉철한 분석 보다는 장미빛 환상에 사로잡혀 무리하게 증시를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주주들과 한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태평양 은행이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월스트릿 투자가들의 매력을 끌수있는 실적이나 향후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수천만달러 또는 수억달러의 월스트릿 투자가 유입될 경우 이를 컨트롤할 수있는 인력 인프라가 준비돼 있는지 ▲월스트릿 자본이 대거 유입될 경우 기존 한인 주주들의 비중과 비율이 대폭 희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존주주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등등 상장에 대한 준비없이 계획만 남발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주 동요를 의식한 듯 태평양 관계자는 “상장을 연기하는 대신 자체 성장에 주력하며 주주들에게 보다 많은 베니핏을 제공할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평양은 지난해 1월 이후 지금까지 2차례의 10% 주식배당과 6차례의 3센트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기업 입장에서 자금 여력이 없으면 생각할 수 없는 배당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지난달 전격적인 증자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수위가 높아짐에 따른 고육책으로 해석했다.
태평양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윌셔 본점에서 2016년 정기주총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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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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