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건물 앞에 꼬불꼬불 긴 줄이 들어섰다.
한국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서를 발급받기 위해 현지 한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총영사관을 찾은 것이다.
미국 주재 공관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일제히 온라인 접수에 착수했으나, LA의 경우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임을 고려해 LA 총영사관은 이날부터 방문 접수 및 발급 업무도 함께 시작했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격리 면제서 신청자는 새벽부터 몰렸다.
영사관 문은 오전 9시부터 열리지만, 신청 폭주가 예상되면서 현지 동포들이 일찌감치 영사관을 찾았고 건물 모퉁이를 돌아 긴 줄이 형성됐다. 다만 접수 업무가 개시되자 큰 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대기 시간은 빠르게 줄었다.
백모(27)씨는 아침부터 기다리다 4시간 만에 차례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백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1년 넘게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격리 면제서를 발급받고 한국에 어서 빨리 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자녀와 손자를 보기 위해 영사관을 찾았다는 홍모(64) 씨는 "온라인 예약이 힘들어 직접 찾아왔다"면서 "구비해야 할 서류가 많았고 스캔을 떠서 이메일로 접수해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홍씨는 "접수 업무 초기라서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나이 든 사람도 불안하지 않도록 신청 시스템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일부 신청자는 이미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면서 격리 면제서를 발급받지 못할까 봐 애를 태우기도 했다.
김모(53)씨는 "다음 주에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만약 격리 면제서가 안 나오면 한국에 도착해서 꼼짝없이 2주 격리를 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영사관은 전날까지 이메일을 통한 자가격리 면제서 신청 및 문의 건수가 1천700여 건에 달했고 이 중 700여 건의 격리 면제서 발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신청자가 워낙 많다 보니 거의 자정까지 야근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영사관은 미국 체류를 증명하는 운전면허증이나 격리면제 관련 서약서 등 일부 서류가 없어 격리 면제서를 당장 발급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서 신청자들이 홈페이지 안내 사항을 먼저 살펴본 뒤 접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미주 공관 대부분은 예약자를 대상으로 이메일 신청을 받고 있지만, 신청자는 많고 영사관 인력은 한정돼 격리 면제서 발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이달 중 재외국민민원포털 '영사민원 24'를 통해 예약 없이도 온라인으로 바로 신청하는 시스템을 이달 중 가동할 예정이다.
박경재 LA 총영사는 "영사민원 24 접수 시스템이 갖춰지면 격리 면제서 발급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며 "항공권을 끊어 급한 분들은 최대한 빨리 발급해드리고 있으니 신청자들께서 너무 마음을 졸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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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서울 정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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