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역대 최강’ 제재 3주 앞, “대비 능력 충분” 각오 다져
▶ 민심·시장은 불안감 역력

서방 제재가 한창이던 지난 2005년 이란 여성들이 이란 우라늄 농축 시설 앞에서 핵프로그램을 지지하는 모임을 갖고 인간띠를 만들고 있다. [AP]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의 ‘역대 최강’ 대이란 제재가 3주 앞으로 임박하면서 이란 정부도 이에 대비해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이 제재를 복원해도 경제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곤 했으나 최근 제재 복원이 가까워지자 직면한 경제난을 인정하면서도 국민이 단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은 17일 “(미국이 제재를 재개하면) 이란에 잠깐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간이 도래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막다른 길이 아니며 이란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990년대 중·후반 자연재해와 국제적 고립이 겹치면서 심한 경제난을 겪은 북한 정권이 이를 극복하자면서 내건 구호인 ‘고난의 행군’을 연상케 한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란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젊고 교육된 젊은이들이 넘친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측해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그간 ‘저항 경제’(에그테사데 모거베마티)를 국가 경제 정책의 슬로건으로 삼아 과거 미국의 제재에 어렵게 버텨나갔다.
이란은 40년 가까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만성적인 민생고와 외환 위기에 대처하는 경험과 ‘노하우’가 상당히 쌓였다고 볼 수 있다.
이란은 올해를 ‘국산품 애용의 해’로 선포해 제조업 제품의 해외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수출입 업자의 달러·유로화 거래를 중앙은행이 통제해 외화 유출을 막고 있다.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을 동시에 제재했을 때 외화 부족으로 이란 리알화 가치가 단 몇 주 새 3분의 1로 폭락한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의 민심은 정부의 기대만큼 진정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암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이란 리알화의 가치가 올해 들어 50% 정도 급락해 불안한 민심을 반영했다. 이 때문에 테헤란 대시장의 상인들이 지난달 말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물가도 급등세다.
제재가 본격화하면 수입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에 일부에선 생활필수품 사재기도 서서히 시작됐다.
설상가상으로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이 부족한 데다 전력이 충분치 못해 수도 테헤란마저 정전이 잦아지면서 민심이 더 사나워지고 있다.
서방 언론은 이런 민심 불안이 커지기를 기대하고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란 국민이 자국 내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시리아, 예멘 등을 지원하는 이란 정부에 불만이 크다는 점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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