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목요일인 28일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이다. 추수감사절은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며 한해에 대해 감사하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날이다. 이를 위해 약 4,000만 명의 미국인이 이동을 하는 절기이기도 하다.
시대가 바뀌면서 추수감사절 풍경도 바뀌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은 추수감사절에 감사보다는 동영상 내려 받기나 독서 등 다른 일을 한다고 응답했다. 또 가족들과의 모임보다 친구들과 파티를 갖는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SNS를 통해 확인된다.
그러나 전통적 명절로서 추수감사절의 의미는 훼손될 수 없다. 여전히 대다수 미국인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이날을 맞고 있다.
추수감사절이 종교적인 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거둔 첫 수확에 대한 감사의 예배를 드린 데서 시작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후 감사절은 특정일로 정해지지 않은 채 권력자들의 생각과 결정에 따라 왔다 갔다 했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1789년 10월3일을 감사절로 정하더니 1795년에는 2월19일을 감사절로 선포했다.
그러던 추수감사절이 정기적인 명절로 자리 잡은 것은 16대 링컨 대통령 때였다. 링컨은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해서 지킬 것을 의회에 제안했으며 의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남부에서는 북부지역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링컨의 결정 또한 뒤집힌다.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마지막 목요일’에서 ‘마지막에서 두 번째 목요일’로 바꾼 것이다. 타임지에 따르면 1939년의 11월은 수요일에 시작됨에 따라 통상적인 4번이 아닌 5번의 목요일이 있었다. 추수감사절을 마지막 목요일로 할 경우 너무 늦다고 생각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를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바꾸었다.
이 결정 뒤에는 마지막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이 되면 연말 쇼핑시즌이 짧아질 것을 우려한 상인들의 압력이 있었다. 거의 80년 전에 벌써 ‘블랙 프라이데이’ 열기가 태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루스벨트 결정에 따라 다음 해인 1940년에는 11월21일이 추수감사절이 됐다.
그러나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편의주의적 발상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 반대가 거세지자 루스벨트는 자신의 결정이 경솔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11월 4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하겠다”고 공표했다. 마지막 목요일도, 마지막에서 두 번째도 아닌 무조건 4번째 목요일로 절충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달력은 인쇄된 상태. 할 수 없이 1940년은 달력대로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1941년부터 4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에도 이런 우여곡절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해보면 11월이 목요일부터 시작하는 해는 22일이 추수감사절이 된다. 그러나 금요일부터 11월이 시작된 2013년과 올해 같은 해는 28일이 추수감사절이 된다. 이처럼 추수감사절은 22일과 28일 사이의 어느 날이다. 올해는 가장 늦은 추수감사절이 되는 셈이다.
추수감사절이 며칠인가는 연말대목을 노리는 업소들로서는 민감한 이슈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순환하는 법. 조금만 기다리면 아주 일찍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되는 해도 곧 돌아오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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